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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강원도

(강원 삼척) 무건리 이끼 폭포

by 자연 사랑 2022. 8. 16.

 

 

 

 

 

무건리 이끼 폭포

 

 

 

 

아,

이제서야

명성에 어울리는 그대의 진짜 얼굴을 보았으니

 

 

 

 

모처럼 산행에 몸은 지쳤지만

그 순간의 감동은 아직도 가슴 가득하고,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다시는 무건리에는 발길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다른 곳은 제쳐두고 이끼폭포를 품은 육백산만은 비 많이 오라 학수고대 하였더니

하늘이 바람을 들어주었는지 별 피해 없는 소형 태풍으로 끝나면서도 삼척 도계에는 150mm 넘는 비를 뿌리고 갔다

 

 

 

 

나이값도 못하는 이기적인 놈이였지만

다행히 하늘이 가여히 여겨 기대를 채워주니

밤 12시에 출발해 밤길을 달려 네시간만에 육백산에 든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밤 4시인데 주차장엔 열댓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무건리 이끼 폭포는

수용 인원이 고작 열댓명인데

벌써 주차된 차가 이 정도라면 오늘은 틀린거 아닌가

 

 

 

 

실망을 하였지만

어쨋든 먼길 달려 왔는데

'어떻게든 몇 장이라도 담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산을 오른다

 

 

 

 

밤 산행이고

습도가 높아선가

초입부터 지치기 시작한다

 

 

 

 

더구나

여기는 초입이 급경사라

체면 불구하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걷는다

 

 

 

 

상단폭포 앞에 다다르니

어제 내린 비로 물이 불어 예전에 지났던 길은 없고

허벅지까지 차는 저 계곡을 물에 빠진체 헤쳐 갈수 밖에 없다

 

 

 

 

 

그렇게

꼭두새벽에 생쇼를 해서 폭포 앞에 서니

그 비좁은 절벽 사이 사이에 설 수 있는 자리엔 이미 빈 자리가 없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저 자리 차지하려고 꼭두 새벽에 와서

절벽 끝에서 몇 시간씩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리를 지켜왔을 저 분들이 비켜줄리 만무하고

 

 

 

 

 

자리 잡기 힘들다는 건 짐작은 했으나

이 정도일지는 예측 하지 못하고 늦게 온 내가 잘못이니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 최선책으로 특단의 조치를 결심한다

 

 

 

 

그건 바로

장화도 없이 그냥 등산화 신고

얼음장같이 차디 찬 물속에서 사진을 담는거다

 

 

 

 

아하! 지금 전국이 열대야 라는데

더위는 싹 가시고 오히려 덜덜덜 떨리며 한기마져 드니

한 시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야말로 올 여름 최고의 피서였지 않을까

 


 

 

 

근데,

이렇게 물 속에서 담다보니 나만의 새로운 화각이고

 무건리 이끼폭포하면 떠오르는 누구나 담는 그림이 아니기에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 온다

 

 

 

 

빈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 보지만

힘들게 차지한 자리라선가 양보할 기미는 없고

어차피 화각은 정해져 있어 수십컷 담았으면 더 이상 담을게 없을 것 같아 되돌아 나온다

 

 

 

 

하단 폭포에 가니

평상시는 건폭포이던 계곡 옆구리에서

힘찬 폭포가 하나 더 생겨 분위기를 살려 준다

 

 

 

 

마치

숨은 폭포를 하나 찾은 듯

계류를 건너 이 숨은 폭포의 매력에 빠져 본다

 

 

 

 

근데,

숨은 폭포에서 보니

본류의 하단폭포가 오히려 숨은 폭포처럼 다가 온다

 

 

 

 

이끼 폭포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사랑은

천리먼길 마다않고

밤을 새워 달려오게 하고

 

 

 

 

밤길 운전도 모자라

깜깜한 밤길을 손전등에 의지하여

안개 자욱한 산길을 두 시간이나 걷게하고(원래는 한시간 반)

 

 

 

 

길이 없어

허벅지까지 차는 계곡에 몸을 담그고서야

저 자리에 설 수 있었으니 그 때 시각이 밤 세시였다나...

 

 

 

 

 

밤 12시에 출발해 네시에 주차장에 도착하고

산길을 한 시간 반 걸어 다섯시 반에 물길을 헤치고 폭포앞에 선 나에게

 저 자리는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꿈의 자리였으니, 부지런함이야 말로 대작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네!

(그나저나 맨 위 절벽 끝에 서 있는 분, 거기 전망 죽일거 같긴 한데 한 발짝만 어긋나면 그냥 대형사고 아닌가)

 

 

 

 

 

 

2019. 8. 8. 무건리 이끼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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