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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강원도

(강원 평창) 장전 이끼 계곡(대형 사고)

by 자연 사랑 2022. 8. 16.

 

 

 

 

 

이끼계곡

 

 

 

 

폭우로 물이 넘치니

이끼 낀 바위가 계류에 묻혀 이끼폭포답지 않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과하면 부족한만도 못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물은 많고

등로까지 물이 넘치니

바위가 미끌미끌 위험하다

 

 

 

 

나름

위험을 감지하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한발 한발 옮길때마다

삼각대를 지팡이 삼아 의지하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기다시피 조심조심 또 조심했건만...

 

 

 

 

아,

이게 웬일인가?

드디어 일을 내고 말았으니...

 

 

 

 

물가는 위험하다 싶어

나름 멀리 떨어져 망원으로 폭포를 담았는데도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한 노력도 소용 없이 일을 내고 말았다

 

 

 

 

나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조금 떨어져서 사진 찍던 사람이 보니

뒤로 넘어지면서 균형 잃은 발이 삼각대를 탁 치니 삼각대가 바위를 타고 넘더란다

 

 

 

 

아픈 것도 뒤로하고 벌떡 일어나

카메라부터 건지려고 물가로 달려가지만

이끼 낀 저 큰 바위를 타 넘어가야하는지라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었다

 

 

 

 

어쩐다냐?

카메라를 물에서 건져드니

물이 줄줄줄 흘러내리고 화면도 꺼져있다

 

 

 

 

물에 빠졌을 때의 대처요령대로

우선 배터리부터 탈착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보지만

날씨 자체가 비가 오락가락하는 터라 물기가 마르긴 애시당초 기대도 못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 일찍 AS센타에 갔더니

어째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겁을 준다

 

 

 

 

오호, 통재라!

삼일 후 연락이 왔는데...

물에 빠지는 순간 바위에 부딪혀 충격도 있고 수리비가 카메라 중고 값이란다

 

 

 

 

'차라리 중고를 사시는게 났겠다'는 말에

순간 가난한 백수 이제 사진 접어야 할 때가 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진 접으면 허고헌 날 뭐하나 하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중고라도 다시 구입하기로 했다

 

 

 

 

나의 세번째 카메라였던 캐논 1dx,

24만컷의 컷수가 말해주듯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카메라였는데,

7년여의 인연이 이제 끝을 내리니 경제적 손실도 있겠지만 무지무지 서운하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렌즈는 수리가 가능하다 한다.

사진을 접을 순 없고, 어쩔 수 없이 잘 사용하지 않는 대포(400mm)렌즈를 팔아서

그 동안 잘 애용하던 1DX 와 같은 계열인 카메라 1DX Mark2 를 천컷도 안되는 새거 같은 중고로 하나 장만했다

겨울에 경안천 고니나 철원 두루미 찍고는 쳐박아두던 렌즈지만 막상 팔고나니 속 좁은 인간이라선가 아깝기도 하고 덤벙대는 나 자신에 화도 난다  

 

 

 

 

아이고야!

이거 웃어야할까, 욕을 바가지로 해야할까?

하여간 여긴 사진 찍는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니 사진 찍는 사람들 욕 먹어도 싸다

 

 

 

 

돌아 오는 길에 본 하늘

비 온뒤 가끔 하늘이 뒤집어 지기도 하지만

하늘이 너무 좋아 동료 카메라를 빌려서 몇 컷 담아본다

 

 

 

 

덕평 휴게소

공원인지 휴게소인지...

원래 좋은 곳이지만 하늘덕에 더 아름답게 다가 온다

 

 

 

 

 

2020. 7. 19. 장전 이끼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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