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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장노출 사진

왜? 장노출 사진을

by 자연 사랑 2022. 8. 3.

 

 

 

열대야(熱帶夜)

밤잠을 설치고 눈을 뜨니 새벽 3시.

문득, 이번 주 아침 물 때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하니

선감도 만조시간이 8시 조금 넘는 시간, 물 때도 800 가까이 되니 폐선까지 꼴까닥...

 

 

 

 

 

가자, 맘이 내키면 가야제...

자는 사람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다섯 시에 나온다.

죄 짓고 야밤 도주하듯이, 살곰살곰... 다 늙어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53분38초. 캐논 플레스급 메인 바디라 좀 덜하지만 결국 노이즈가 조금 생겼다)

 

 

6시 반쯤 도착해

이번엔 실수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면서 셋팅을 마치고 기다린다.

7시 반쯤 되니 들물이 폐선 밑에까지 들어 왔는데 만조까지는 한 시간이 남았다.

지금 촬영을 시작하면 한 시간이나 촬영해야되는데 노이즈가 괜찮을까 걱정은 된다.

 

 

 

(56분 30초. 서브 바디로 화질이 떨어지니 비슷한 시간인데도 노이즈가 심하다)

 

 

셔터를 눌러 놓고 물이 차기를 기다린다.

아무도 없는 아침 바다, 파란 바다를 보면서 방파제 난간에 앉아있다.

이것 저젓 지난 일들이 떠오른다. 엊그제 '아빠, 외할아버지 된다'고 임신 소식을 전하던 이쁜 딸애도 생각난다.

 

 

 

 

 

갯골 장노출 사진.

긴 시간 이렇게 홀로 상념에 잠길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

그것도 대부분의 포인트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외진 바닷가라 나름 잠깐이나마 자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어 좋다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으면

처음엔 할 말도 많고 그럴듯한 명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할 말도 없고 명분도 없이 그냥 습관처럼 가방을 메고 나온다.

'갯골 장노출 사진' 역시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맹목적으로 바다로 나온다.

허기사, 코로나로 바깥 출입을 자제하다보니 이 나마도 아주 간만에 나오지만 목적 잃은 삶이 슬프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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