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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생태 사진 모음

꾀꼬리가 둥지를 떠나다

by 자연 사랑 2022. 8. 4.

 

 

 

 

꾀꼬리 5형제

 

 

 

 

단란한 가족

 

 

 

 

우매, 맛난 것!

 

 

 

 

사랑의 눈빛

 

 

 

 

엄마와 아가들

 

 

 

 

 

 

꾀꼬리를 찾아서

 

 

 

 

 

 

새볔에 자는데 전화가 왔다.

새볔에 오는 전화는 가슴 철렁하게 한다.

꼭두새볔에 전화한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머니가 고향에 계시기에

한 밤중에 오는 전화나 새볔에 오는 전화는 긴장하기 마련이다.

 

 

 

 

근데 다행히

조정경기장에 꾀꼬리가 왔다고 꾀꼬리 보러 오라는 전화였다.

솔직히 새의 육추하는 모습은 담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연세 많으신 대선배님의 전화라 서둘러 아침을 먹고 나선다.

 

 

 

 

보채지 마라

에미가 알아서

엉아부터 차례차례 줄께...

 

 

 

 

이번에 둘 째 먹고!

 

 

 

 

요번엔 셋째도 배터지게 쳐 먹고!

 

 

 

 

꾀꼬리는 모두 5 형제였다.

누군가 옆에서 농담조로 한마디 한다.

" 고 놈들 '한 번에 다섯이라' 능력도 좋다. " 아니, 새가 사람인가? 다섯이면 그저 그런거지...

 

 

 

 

하여간

에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 나르는데

처음에는 차례를 잊지 않고 순서대로 잘 나눠 먹인다.

 

 

 

 

먹이 주는 기술도 좋다.

요렇게 목을 비틀어도 먹이고...

고 녀석 목을 비트는 바람에 사진도 덩달아 빙글빙글 돌아버렸다.

 

 

 

 

어제도 오고 그제도 왔다는 사람

아니, 거의 똑같은 그림일텐데 왜 매일 오냐고 물으니

바로 요런 그림, 이소(둥지를 떠나는것)하기 직전, 둥지에서 나와서 먹이를 받아 먹는 그림을 담기 위해서란다.

 

 

 

 

내는 꾀꼬리가 처음이라 꾀꼬리 육추 사진이 전혀 없지만,

새 둥지에서 주둥이 내밀고 먹이 받아 먹는 그림은 너무 많고 흔하니 가치가 없단다.

그래서 이소 직전의 나뭇가지에 앉은 새끼 새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매일 찾아 온다는데, 난 처음 와서 요런 장면을 담았다는 건 행운 아닌가?

 

 

 

 

꼭두 새볔

6시도 안된 시간에 전화 받아 놀라기는 했지만,

그런 배려 덕에 운 좋게 요런 그림을 만났으니 고맙다고 해야겠지...

 

 

 

 

근데, 엄마!

나 날개가 펴질거 같아요.

으잉! 그렇더라도 무리해서는 안되는데...

 

 

 

 

우쨌든 한 번 시도는 해봐야지.

낑낑거리며 제대로 서는 연습을 하는 둘째(?)

첫째가 가소롭다는듯 의젓한 모습으로 지켜 보고있다.(지는 벌써 섰다 이거제!)

 

 

 

 

아이고, 형아야!

고로다 떨어지면 죽는당께!

아서라 조생(새의 생명) 뭐 있는감, 명대로 사는 거니 그저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제.

 

 

 

 

봐라!

나 제법 의젓하제!

우매 형들 대단하오, 우린 언제 조기 나뭇가지에 앉아보나!

 

 

 

 

기왕 섰으니 날아도 볼까?

에이, 고렇게 무리하지는 마소.

저렇게 승질 급한 놈들이 꼭 사고 친당께!

 

 

 

 

근데, 엄마야!

왜 그 형아만 주노?

하여간 새건 인간이건 줄을 잘 서야 한당께!

 

 

 

 

머리 나쁜 놈 보고 새대가리가 하더니

금방 순서를 까 먹었는지 그냥 내키는 대로 주네.

엄마가 오는 자리 가까이에 있어야 하나라도 더 얻어 먹으니, 에고 에고 새대가리들!

 

 

 

 

그나저나

열심히 받아 먹고 나니 힘이 넘치는데,

이젠 더 받아 먹는거도 그렇고 우리 슬슬 가출 해 볼까나!

 

 

 

 

그렇게 그들 셋은 둥지를 떠났다(이소라 하던가?).

가지 말라고 목 놓아 부르짖는 동생들을 뒤로 하고 홀연히 떠나 버렸다.

그래선가 이제 동생 둘은 남아 있지만 슬퍼서 일까, 좀체 얼굴도 내비치지 않고 빈 둥지만 허공에 매달려 있다.

 

 

 

 

 

2016. 7. 3. 하남 조정경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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