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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생태 사진 모음

경안천 나들이

by 자연 사랑 2022. 8. 4.

 

 

 

고니의 계절 겨울이 왔건만

조류 독감이 전국을 휩쓸면서

전국 철새도래지가 모두 폐쇄되었다.

 

 

 

 

경안천도 예외가 아닌데

다행히 경안천 습지 공원의 산책로는 제외되었다.

하천에 내려가서는 안된다는 전제하에 제방위에선 고니 촬영이 허락된 셈이다.

 

 

 

 

경안천 습지 공원의 제방에선

고니가 운집해 있는 곳이 워낙 멀어

400mm 이상의 초망원렌즈나 촬영이 가능하여 제약이 많고 그림도 좋지는 않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정도라도 감지덕지 해야지.

지금 이 살벌한 분위기에 고니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며칠전부터

경안천에 자주 가시는 어르신에게서 연락이 온다.

제방에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뒷 배경이 좋지는 않지만 고니가 많이왔으니 나오란다.

 

 

 

 

아침에 일어나니

많은 눈은 아니지만 하얀세상이다.

날도 쾌청하고 눈이 있으니 바람이나 쐴겸 경안천으로 향한다.

 

 

 

 

9시 반쯤에 도착했는데

벌써 대여섯 분이 자리하고 있다.

나도 이만하면 경안천 유명 인사가 되었는가? 대부분 아는 얼굴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

그간의 동정들을 풀어 놓는다.

내도 ' 이젠 백수랍니다.' 슬픈 고백을 한다.

 

 

 

 

백수라,

그랴 백수니 남들 한참 바쁠 이시간에

할 일 없이 이렇게 둑방에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제...

 

 

 

 

고니가 제법 많이 왔다.

옆에 있는 분이 삼백 마리는 된다 한다.

삼백 마리라면 엄청난 숫자인데, 그럼 뭘 하냐 날지는 않고 죽치고만 있으니...

 

 

 

 

10시쯤

순시선이 호수를 한바퀴도니

겁 많은 녀석들 열 서너 마리만 놀라서 날아 준다.

 

 

 

 

나머지는

고개만 치켜들고 경계 동작만 취할 뿐

순시선이 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 그대로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그나저나

올 둘어 처음 담아 보는 고니 촬영,

뒷 배경도 썩 좋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처음이라 영 어색하다.

 

 

 

 

고니는 꼼짝 않고

제방 둑에 서 있느라 맞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만 내 놓고 온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데도 춥다.

 

 

 

 

이 정도라면 그만 집에 가는게 정상인데

그래도 못내 아쉬워 해가 질때까지 하루 종일 서 있는다.

아침에 잠깐 하늘을 날며 인사하던 고니도 두번 다시 날아 주질 않았지만...

 

 

 

 

일년만에 만난 동지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간이 지나 해가 넘어 가려한다.

사진보다 소중한게 이런 만남아닌가? 고니 사진이야 낼도 있고 모래도 있는데 녀석들에 목숨 걸 일도 아니잖은가?

 

 

 

 

일년만에 만나

길바닥에 주저 앉아 찬바람 맞으며 먹는 짜장면 맛도 일품이고,

서로 집에서 가져 온 따듯한 커피도 나누어 먹고... 요게 또 사람 사는 맛 아니겠는가?

 

 

 

 

대부분 이 시간에 여기 계신 분들은 연세가 70이 넘으신 어르신부터 내 또래까지

그래도 예전엔 각자 제 분야에서 제 할 일 열심히 하셨기에  이 만큼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즐기는 분들이니

연륜과 경험이 배어있는 인생 선배님들과의 대화 속에 배울 점도 많고...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래선가 넘어 가는 해를 뒤로 하고 함께 제방길을 따라 걸어나오면서 정감있게 한 마디씩 한다.

 

" 내년에 다시 뵙시다!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내년이라야 낼 모레네...

그럽시다. 내년에 다시 뵙시다.

 

 

 

 

 

2016. 12. 29. 경안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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