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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이야기

궁남지 야화와 계화도 일출

by 자연 사랑 2022. 8. 8.

 

 

 

 

 

 

밤을 잊은 그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부른 사람도 없는데

이 밤에 예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새벽 두시

아무도 없는 연밭에서

그야말로 달밤에 체조를 한다

 

 

 

 

 

칠흙같은 밤

손전등 불빛에 드러난 수련

고고(孤高)하다고 해야하나 청초(淸楚)하다 해야하나

 

 

 

 

오메!

스몰스몰 피어 오르는 조거,

조게 바로 그토록 기다리던 물안개라 하는 건가

 

 

 

 

밤에 피는 야화

야화를 감싸는 물안개

처음보는 풍광이라 가슴이 뛴다

 

 

 

 

근데,

미친 사람은 나만이 아닌듯

한 시간여가 지나자 한분이 오고 또 한분, 이렇게 두 분도 '달밤의 체조'에 동참한다

 

 

 

 

 

 

밤에 만난 사람들,

사는 곳이 천리 먼곳이지만 반갑게 인사 나눌수 있어 좋고,

처음보지만 깜깜하고 야심한 밤에 서로 불빛도 비쳐주며 촬영에 도움을 주니 참 좋다

 

 

 

 

밤을 잊은 그대,

야화가 좋아 야심한 밤을 달려 온 그대,

수련이 많지는 않지만 생각지도 않은 물안개가 반겨 주니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계화도 일출

 

 

 

 

 

 

 

 

 

세시간 정도

궁남지에서 야화를 보고

오늘의 목적지인 부안 계화도로 향한다

 

 

 

 

기가 막히게

시간을 딱 맞추어서

일출 직전의 여명을 볼 수가 있었다

 

 

 

 

아무리 먼곳이라도

예보만 괜찮다면 사진가들이 몰라라 하지 않을터

벌써 이십여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삼각대를 펴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그 틈바구니를

눈치보며 비집고 들어가

한자리 차지해 일출을 기다린다

 

 

 

 

사실,

예보는 구름 많다고 해서

다이나믹한 구름을 기대했는데 영 아니다

 

 

 

 

더구나

바람이 없다는 예보에

거울같은 칼 반영을 기대했는데 이거도 아니다

 

 

 

 

기대와는 다른 풍경,

기상청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기상청은 구라청이 되고 말았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먼 곳 온 진사들은 일출을 기다리는데

기다림 끝에 구름을 뚫고 나오는 해는 이쁘지가 않다.

 

 

 

 

그래,

서해에서 볼 수 있는 일출이 흔한 일이 아니지만

오늘만 날이 아닐테니 다음을 기약하며 빈속을 채울 해장국 생각이 나 서둘러 나온다

 

 

 

 

 

2019. 9. 1.  궁남지와 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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