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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이야기80

친구를 만나다 어제 친구를 만났다.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다니, 그 동안 찍은 사진을 보잰다. 폰에 입력 된, 내 생각에 좀 괜찮다 싶은 사진 몇개를 보여 주었다. 첫 마디가 이건 아니란다. 요거야 누구나 볼 수 있는 풍경 아닌가? 사진이라면 그래도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서 보여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고거 뭐 경치 좋은데 가서 떠오르는 해를 찍든, 운해를 찍든 보이는 풍광이 좋으면 사진도 좋을테고... 그게 뭔 예술인가? 순전히 운빨이고, 그림을 찾아 나서는 기회와 노동의 결과이고, 기계의 질에 좌우되는 기계빨이지... 어허! 친구야! 내가 언제 예술 한다 했는가? 그냥 좋은 풍광을 가슴에도 담고, 고거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사진에도 담으려는게지... 근데, 나는 정말 가슴에 담고 부족해 카메라에 담으려고, 그.. 2022. 8. 8.
사진을 담는 마음은 사진을 담는 마음은 사진을 담는 마음은 어쩌면 동심의 세상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아닐까? 책상에 줄긋고 자리다툼하다가도 도화지 안 가져온 짝꿍에게 스케치북을 찢어서 주는 아이를 보며 풀밭에 쪼그리고 앉아 들꽃 사이에서 분주한 벌을 따라 눈길이 분주한 아이를 보며 아무도 없는 건널목에서 한 손 들고 졸랑졸랑 뛰어 가는 아이를 보며 사진을 담는 마음이 동심이라면 사진을 담는 마음엔 좀더 따듯한 세상이 있을텐데... 2012. 9. 4. 동심을 생각하다. 2022. 8. 8.
사진은 난 사진을 시작하면서 자연에 대한 겸허를 배웠고, 느림의 미학과 은근과 끈기를 배웠으며, 관심이야말로 내 삶을 지탱해 주는 삶의 원동력임을 배웠다. 남들이 '날씨가 참 좋네...' 하면, '글쎄...'였다. 남들이 '이제 봄이구나.' 하면, 역시 '글쎄...'였다. 자연에 묻혀 살면서도 저들에 눈 감고, 코 막고, 귀 막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늙어서였을까? 눈 까뒤집고 지난 날 돌아보니 이룬 게 하나 없는 보잘 것 없는 슬픈 인생이라 자책하느라 그랬을까? 난 그랬었다. 계절의 바뀜에도 무관심 했고, 개나리 진달래가 지천인 세상이 되어도... 무뎌버린 낡은이의 눈과 코와 귀는 그렇게 미동도 안했었다. 사진은 사람을 바꾸었다. 눈을 뜨면 먼저 새볔 하늘을 보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을 보고, 하.. 2022. 8. 8.
어머니의 거짓말 뭐 얼매나 더 잘살아보겠다고, 강원도 산골(원주 치악산 자락)을 떠나, 늙으신 어머니까지 나 몰라라 하고 삼십년을 보내더니 그래 고작 수도 서울도 아닌 근방에서 궁상이나 떠는 주제라니... 근데도 어머니는 이 못난 큰 아들이 걱정할까봐 당신 몸 아프면 딸년들한테는 아프다면서도 가물에 콩 나듯 전화질이나 해대는 아들에게는 하나도 안 아프다 하시니... 긴 방학 다 지나도록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린데도 어머니 얼굴 뵈러 고작 몇 번이나 다녀왔던가? 뵈러 갈 때 마다 어머니는 오히려 바쁜데 뭐라 오냐고 나무라시니... 딸년이 엄마 뵈러 가서 큰 오래비 언제 다녀갔냐 물어보기라도 하면 ‘툭하면 내려온다고... 매일 아침 문안 전화 드린다고...’ 거짓말까지 하시니 내도 이제 할애비가 되었건만 언제까지 어머니의 거.. 2022. 8. 8.
사진도 이야기가 됩니다 말과 글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 듯 사진도 모이니 이야기가 됩니다. 사진이란 스스로엔 추억을 타인에겐 남의 기록인 줄만 알았는데... 사진도 말과 글 같이 사람 사는 세상도 말해 주고 다른 사람도 느끼게 되는 이야기가 되네요. 다만 사진가는 그 이야기가 더 아름답기를 갈망하기에 남과 다른 노력으로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꾸고 포장합니다. 그래선가 사진은 실제보다는 조금은 더 아름답습니다. 2011. 12. 28. 새벽에 사진을 생각하다. 2022. 8. 8.
혼자 가는 출사 여행 인간은 혼자가 싫어 짝을 만들고 둘도 외로워 가족을 만들고 가족도 성이 안 차 친구를 만들고 친구도 부족해 끼리끼리 모임을 만들고 하여 인간을 일러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가? 혼자하는 출사 여행, 그것도 한 밤에 떠난 먼길, 외로워 마눌이라도 꼬득여 볼걸... 아니면 함께 할 친구라도 만들어 놀걸... 근데, 요거이 꽤나 괜찮네. 오고가는 중에 마눌이 잔소리 없어 좋고, 사진촬영 중에 함께 한 사람 신경 안쓰고 몰입할 수 있어 좋고, 잠깐이라도 상념에 잠길 땐 자신을 진득이 되돌아 볼 기회도 있어 사람답고... 2011. 12. 12. 모처럼의 홀로 출사를 되새기며 2022. 8. 8.
찰나의 세계 사진은 순간의 포착이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초를 100등분하고, 1000등분하고... 찰나의 순간까지 긴장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러하기에 뷰파인더를 보는 순간엔 누구나 숨이 멎는다. 빈 눈으로 세상을 볼 땐 때로는 아름다움에 매료되기도 하고, 때로는 장엄한 일출과 일몰에 감동하기도 하지만, 뷰파인더를 보는 순간엔 오로지 눈과 손가락의 신경만 남고 숨소리까지 멈춘체 모든게 정지해 있다. 하물며 아름다움을 담는 순간에도 감흥조차 없다. 단지, 결과물을 보고서야 지난 감흥을 들추어 낼 수 있을 뿐이다. 2011. 12. 08. 찰라의 기억들을 더듬으며. 2022. 8. 8.
빛을 쫒는 사람과 고기를 쫒는 사람 사진은 빛의 예술이란다. 그 빛을 찾아 천리길을 달려 아주 작은 어촌을 가득 메운 사람들 그들의 눈은 한결같이 떠오르는 태양을 쫓아 간다. 그들 앞을 가로지르는 어선들 조차도 그들의 시선엔 없다. 과연 밤새 바다를 누비고 다녔을 어부들의 눈엔 저들이 있을까? 삶이 바다이기에 밤새 그 삶의 터전을 누비며 고기를 쫓는 그들에겐 저들이 어떻게 비칠까? 새벽부터 물어물어 이 작은 마을까지 찾아 온 사람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밤을 지새며 추위에 떨었던 사람들, 그들은 스스로 빛으로 그림을 만들어 낸다고 자위하며 이 자리에 섰다. 그러나 고기를 쫓는 사람들은 저 바다가 삶이기에 바다와 그림이 된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와 갈매기와 어우러져 그냥 그림이 된다. 2011.12. 04 . 거제 거가 대교 일출.. 2022. 8. 8.
갈매기의 꿈 동해의 중심 울릉도에 하늘과 물과 갈매기가 만나는 자리, 어쩌다 이 너른 바다에 홀로 솟구쳤는가? 먹이 찾는 갈매기의 안식이 되기 위해 솟구쳤는가? 망망대해를 비상하는 꿈을 쫒는 갈매기의 쉼을 위해 솟구쳤는가? 동해의 거친 파도에 굴하지 않는 기개를 보여주기 위해 솟구쳤는가? 지금 그 자리,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는 갈매기의 시선은 어떤 꿈을 쫒고 있는가? 바다를 떠 올리면 갈매기가 떠오른다. 그 만큼 갈매기는 바다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바닷새가 갈매기 뿐이 아니건만 바다와 하나가 된건 아마도 비상하는 갈매기의 아름다운 자태 때문이 아닐까? 비상하는 갈매기는 아름답다. 그 비상하는 갈매기는 우리를 꿈꾸게 한다. 날개가 없는 사람들에게 그 비상은 아름다움을 넘어 꿈이 된다. 그 비상하는 꿈이야말로 사람들에겐 .. 2022. 8. 8.
나도 봄이 그립다 나도 봄이 그립다 화암사 계곡의 폭포를 그리며 홀로 핀 얼레지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던 시인 류시화처럼 나도 봄 한가운데 있지만 봄이 그립다 새싹보다도 먼저 피어 제일 먼저 봄을 알려주는 이른 봄의 화사한 홍매화도 그립고 산수유를 배경으로 추억을 만드는 여인을 담으며 봄의 추억을 만들던 상쾌한 아침도 그립다. 초록 세상, 청보리밭을 달리는 자전거, 마치 동화같은 장면을 보면서 나도 함께 초록세상으로 빠져들던 지난 봄이 그립다. 근데, 왜 이 봄엔 소금 쩔은 검은 갯골만 찾아 다니는고! 한다는 짓이 썩어문드러져 가는 폐선앞에서 서성이면서 '세월을 느낀다느니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느니 되도 않는 말만 지껄이는고! 사실 갈곳이 없다 코로나가 세상을 콱 막아버린 지금, 누구는 너무 소심한 거.. 2022. 8. 8.
선운사의 감 한국의 멋 선운사의 감 이야기 가을 끝자락, 다시 찾은 선운사에 잘 익은 감을 맛있게 먹는 까치! 자연과의 공생을 위해 기꺼이 감을 까치밥으로 남겨둔 선운사 스님들의 자연사랑(自然愛)을 보고 있자니 문득 누구보다도 감을 좋아했던 이제는 다컸다고 둥지를 떠난 예쁜 딸애가 떠오른다 겨울이면 베란다에 단감을 가지런히 널어놓고 따듯한 햇살 받으며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맛있는 홍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맛있는 홍시가 되면 지 애미 볼새라 얼른 숨겨 놓았다가 예쁜 딸애에게 먼저 건내주던 맛있는 감이 생각난다. 이제는 딸애도 없는 텅빈 집이지만 그래도 겨울이 오면 대봉 한 상자는 베란다에 널어놓고 잘 익으면 꽁꽁 얼려서 냉동고에 잘 보관했다 딸애 오면 먹이려 또 감을 사겠지만 제 일이 워낙 바뻐서 좋아하는 홍시 먹으.. 2022. 8. 8.
고니가 노니는 경안천 철새 도래지 겨울 철새들의 안식처인 경안천 철새도래지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지리에 위치한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 주변의 경안천과 팔당호가 만나는 곳으로 10 여년전부터 수질이 많이 개선되고, 각종 수초와 갈대가 잘 형성된 덕에 겨울철이면 많은 철새들이 찾아 오는 철새도래지가 되었습니다. 경안천 철새도래지는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 산책로로 잘 정비된 제방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팔당호와 함께 호수를 삶의 터전으로 하여 겨울을 나는 겨울 철새들을 볼 수 있어 차즌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곳입니다. 겨울철 철새의 보고인 경안천 철새 도래지는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의 산책길에 만나는 가족, 친지, 나이 지긋한 부부, 젊은 연인 등 잘 정돈된 공원 길을걷는 사람들도 모두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고.. 2022. 8. 8.